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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무작정)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되고 싶어요. (feat. 국비지원)오로지 개발/차근차근 개발자되기 2020. 8. 24. 14:11
그 당시에 나는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고 있었다.
회사와 업계에서도 나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었고, 나 또한 그렇게 힘들지 않게 일했다.
하지만 무언가 부족했다.
직장 스트레스는 어디서나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업무상, 사람 관계에서 오는 힘든 일들은 견딜 수 있었지만 무언가 허전하게 느껴졌다.
마치 인생에 순서가 있는 것처럼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취업전선에 뛰어든 내가 내 발목을 붙잡고 있었다.
'(이런) 나를 받아주는 회사가 있으니 다행이다'
'일단 나는 이 일을 하는 게 맞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것이 되어버렸다.
이런 마음이 내게 불씨를 지폈다.
이후 내게 이런 글들이 자주 보였다.
'비전공자도 소프트웨어 개발을 할 수 있어요.'
'문과생 출신 현직 소프트웨어 개발자'
'커리어 전환해서 개발자 되기'
소프트웨어 개발은 항상 전문가의 영역이라 여기며 스스로 큰 장벽을 만들어오던 내게 그런 글들은 희망이 되었고,
감히 꿈꿀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그래서 결심했다. 한번 해보기로.
전문가의 영역인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지만, 그 전문가 나도 할 수 있다 생각이 들었다.
'왜 개발자가 되고 싶어?'라고 물어보던 친구가 있었다.
절대 개발이 만만해서, 개발로 평생 먹고 살 자신이 있어서 선택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동경'이라 할 수 있다.
카카오톡 서비스가 처음 출시되었을 때나, 배달의 민족을 접했을 때 나는 단순히 사용자의 입장을 넘어서 원리가 궁금했고 만든 사람들이 멋있었다. 나도 그렇게 되고 싶었다.
앞으로 남은 일생동안 그렇게 개발자를 부러워만 하고 싶지 않았다.
20대의 끝자락에서 남들은 다 하는 결혼 그리고 가정을 만드는 일에 쫓겨 나를 버리고 싶지 않았다.
아직 늦지 않은 나이라 생각했고, 내 인생의 순서는 내가 정하는 거니까..!
하고 싶어 마음은 먹었지만 내게는 너무 생소한 분야였고, 검색을 하면 할수록 수많은 정보들은 나를 더 어지럽게 만들었다.
현업에 있는 개발자 친구에게 조언을 구했을 때, 한국에서 개발을 하려면 Java언어 개발이 거의 필수라고 했다.
때마침 내게 좋아 보이는 커리큘럼이 있었다.
'국가기간 전략산업직종훈련'이라고 해서 인력이 부족한 직종에 대한 직업능력개발훈련을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것을 말한다.
IT분야는 그중에서도 전액을 국비지원으로 운영한다.
전액을 지원해서 업계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기술을 양성해 준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후기도 썩 나쁘지 않아 보였고, 무엇보다 까다롭게 선택할 입장이 아니었다.
6개월 과정의 비전공자를 위한 자바 개발자 양성과정을 신청했다.
그리고 개강을 기다리며 얼마나 설렜는지 모른다. 드디어 개발에 입문하는구나..!
손꼽아 기다리던 과정이 시작되었고, 설렜던 내 마음은 어느새 '그저 버티자'로 변해갔다.
마치 아랍어를 배우는 것만 같았다.
스크린만 빛나는 불 꺼진 강의실에서 강사가 읽어주는 교재의 내용을 안간힘을 쓰며 이해하려고 했다.
자장가처럼 들리는 것은 둘째 치고,
'선언은 무엇이고, 선언하는데 타입을 왜 붙여야 하며 왜 더하기 표시로 값들이 더해지질 않지...?'
현실세계와 너무나도 다른 컴퓨터 언어의 세계에 이질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렇게 처음 몇 주는 처음 만나는 세계에 대한 낯가림의 기간이었다.
그리고 그 시간을 버티며, 나는 총 두 번의 프로젝트를 마쳤고 학생 신분에서 다시 취준생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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